안전한 진료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법원이 진료내용에 불만을 품고 의료진에게 폭력을 행사한 환자에 대해 접근금지 명령을 내렸다. 이에 의사단체는 의료인의 보호권을 보장하기 위한 정당한 조치라며 환영의 의사를 밝혔다.
서울북부지방법원 제1민사부는 지난 3월 서울 A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소위 ‘오물투척 테러사건’과 관련해, 대한의사협회가 피해자 의료기관에 대해 소송 지원하여 제기된 ‘피의자 접근금지 가처분신청’을 15일 인용했다.
사건은 진료에 불만을 품고 의사와 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폭력과 협박을 일삼아온 환자 이모씨의 만행으로, 지난 15일 '오물을 뿌리고 의사를 발로 가격한 환자' 내용으로 보도된 바 있다.
피의자인 이모씨는 지난해 12월 진료내용이 불만이라며 A의료기관 진료실을 무단 침입해 기물을 파손하고 의료진과 직원을 폭행하는 등 심각한 폭력을 행사해왔다. 이후로도 수십 차례 걸쳐 의료진에게 욕설과 협박을 담은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위협을 가해왔다.
심지어 올해 3월 13일에는 진료실로 난입해 오물을 투척하고 의사에게 상해를 입히는 등 소란을 피워 경찰에 긴급체포되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에 법원 측은 피의자 이모씨에게 접근금지 처분을 내리며 “안전한 의료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접근금지 결정문에서 법원은 “채권자(피해 의원 대표원장 및 원무과장)들의 의사에 반해 채권자들이나 채권자들의 직장으로부터 100미터 이내에 접근해서는 안 되고, 채권자들의 주거, 직장이나 채권자들의 휴대전화로 채권자들에게 전화를 걸거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등 SNS 메시지 등을 채권자에게 보내는 방법으로 채권자들의 일상생활 및 업무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결정했다.
아울러 채무자(가해자 이씨)가 위 명령을 위반할 경우 위반행위 1회당 채권자 2인에게 각 100만원씩을 지급하라는 조치를 했다. 소송비용 역시 채무자가 부담하도록 조치했다.
법원은 “이모씨는 지속적으로 채권자들의 인격권에 기한 평온한 사생활을 추구할 권리를 침해해 왔다”며, “채권자들은 채무자를 상대로 접근금지를 명하는 가처분을 신청할 피보전권리를 가진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의협은 최초 폭력 발생 당시 협회 내 의료인 폭력신고센터를 통해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법제자문위원을 통한 법률상담을 지원한 바 있다. 이어 오물투척 및 상해사건이 발생했을 때 경찰청 및 관할 경찰서에 구속수사와 엄정처벌을 강력히 촉구했다.
의협 최대집 회장은 “그동안 피해 의료기관의 의료진들은 신변의 위협을 느끼며 스마트워치까지 차고 다니는 등 큰 고통을 호소해왔다”며, “가해자는 풀어주면 찾아오고 또 찾아와서 행패를 부리고 재범을 저지르는 일이 다반사인데, 여전히 불구속수사로 허술한 대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며, 이번 법원의 접근금지 결정이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최 회장은 “안전한 의료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의료기관 내 폭행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위험발생의 소지가 높은 경우 의료인의 보호권을 보장하기 위해 진료를 거부하는 관련 법령의 개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의료인과 환자 보호를 위해 법률적 대응은 물론 모든 역량을 동원해 지원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관광신문
<저작권자 © 메디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